수목탐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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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 호북꽃사과나무 – 수사해당을 닮은 호북해당(湖北海棠)

호북꽃사과나무는 중국 중남부지역이 원산지인 키가 8m까지 자라는 교목인데 이탈리아 프란체스코회 신부인 Cipriano Silvestri에 의하여 중국 호북성에서 1906년에 처음 발견되어 그 표본을 대상으로 이탈리아 식물학자인 Renato Pampanini(1875~1949)가 1910년에 배나무속으로 분류하여 Pyrus hupehensis Pamp.라는 학명을 부여하였다. 그 후 미국 하버드대학 Alfred Rehder (1863~1949)교수에 의하여 사과나무속으로 편입되어 1933년에 학명 Malus hupehensis (Pamp.) Rehder로 재명명되었다. 종소명 hupehensis는 표본 채집지인 호북성을 말한다. 야광나무나 수사해당과 마찬가지로 이 수종은 잎에 결각이 없고 꽃받침이 탈락한다..

1968 수사해당(垂絲海棠) – 엉뚱한 서부해당으로 개명당한 정원수 지존

수사해당이라고 꽃사과나무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정평이 난 수종이 있다. 학명을 1890년 독일 식물학자인 Bernhard Adalbert Emil Koehne(1848~1918)이 명명한 Malus halliana Koehne로 표기하고 있다. 이 수종은 워낙 아름답기로 유명하여 사과나무속 수종들이 20여 종이나 자생하는 중국에서도 서부해당(西府海棠) 즉 Malus × micromalus와 더불어 가장 아름다운 꽃사과나무 두 종으로 선정된다. 여기에 명자나무속 명자꽃(산당화) 즉 첩경해당(貼梗海棠)과 중국명자꽃 즉 모과해당(木瓜海棠)을 포함하여 예로부터 사대해당(四大海棠)으로 불렸다. 근거는 명대인 1621년 완성한 400여 종의 재배식물을 다룬 식물학 대작인 왕상진(王象晋, 1561~1653)의 이여..

1967 털야광나무 – 야광나무를 닮았지만 전혀 다른 자생종

털야광나무라는 우리 자생종 꽃사과나무가 있는데 그 이름만 들어 봤을 때는 마치 야광나무와 무슨 연관이 있는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등록된 학명을 보니 Malus mandshurica (Maxim.) Kom. ex Skvortsov로 되어 있어 학명 Malus baccata (L.) Borkh.인 야광나무와는 전혀 다른 수종임을 나타낸다. 한중일이 원산지인 이 수종을 중국에서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털야광나무라는 의미로 모산형자(毛山荆子)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아무래도 야광나무와 어떤 연관성이 반드시 있어야 말이 된다. 그렇다. 알고 보니 얼마 전까지만 하여도 우리나라에 등록된 학명이 Malus baccata var. mandshurica (Maxim.) C.K.Schneid라고 야광나무의 변종으로 되어 있었..

1966 야광나무 – 토종 키 큰 꽃나무 중 최고의 정원수

필자는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자생종으로서 키가 큰 교목인 꽃나무 중에서는 야광나무 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양평군 단월면에 가면 키가 10m가 넘는 야광나무 약 100그루가 무리 지어 계곡 좌우로 늘어서 자생하는 곳이 있다. 매년 야광나무 꽃이 만개할 때면 지인들과 함께 거기를 방문하는데 동행하는 사람마다 털이 전혀 없는 선명한 녹색 잎 바탕에 수만 송이의 순백색 꽃과 꽃망울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모습에 감탄을 자아내며 곧바로 야광나무의 열렬한 애호가가 된다. 그런데 이렇게 아름다운 수종이 왜 우리 주변에서는 흔하게 보이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오래되면 키가 최대 14m까지도 자라는 교목이라서 작은 가정의 정원에는 다소 부담스럽다고 하더라도 공원이나 부지가 넓은 관공서나 학교 등 공공시설 또는 전신주가 ..

1965 벚잎꽃사과나무 = (구)꽃사과, 애기사과, 추자(楸子) 내자(柰子)

벚잎꽃사과나무라는 수종이 있다. 학명을 Malus × prunifolia (Willd.) Borkh.로 표기되어 교잡종임을 밝히고 있다. 왜냐하면 유전자 분석 결과 이 수종은 능금나무와 마찬가지로 중국 신장 위구르 원산인 신강야평과(新疆野苹果) 즉 Malus sieversii와 중국 북방지역과 우리나라가 원산지인 야광나무 즉 Malus baccata의 교잡 혈통임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북방지역에서 워낙 오래 전에 교잡이 이루어졌기에 하나의 종과 같은 모습을 취하고 있어 교잡종으로 표기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국제적으로는 학명을 그냥 Malus prunifolia라고 표기한다. 이점에 있어서는 사과나무나 능금나무와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이 수종 벚잎꽃사과나무는 능금과는 부모종이 같은 형제관계이고..

1964 능금나무 = 임금(林檎), 정원수로 매우 적합한 수종

그는 그리움에 산다.그리움은 익어서스스로도 견디기 어려운빛깔이 되고 향기가 된다.그리움은 마침내스스로의 무게로떨어져 온다.떨어져 와서 우리들 손바닥에눈부신 축제의비할 바 없이 그윽한여운을 새긴다. 김춘수(金春洙, 1922~2004)시인이 1959년 발표한 능금이라는 시의 1연이다. 달콤한 향이 나는 새빨간 자그마한 능금이 저절로 떠오른다. 다음은 1968년 발표된 전설의 가수 배호(裵湖, 1942~1971)의 능금빛 순정이라는 노래의 가사이다. 사랑이 그립거든 손짓을 해요 말못할 순정은 빨간 능금알 수줍어 수줍어 고개 숙이다조용히 불러주는 능금꽃 사랑 사랑을 따려거든 발돋움 해요 꽃바람 지며는 빨간 능금알외로워 외로워 눈물 흘리다말없이 떨어지는 능금빛 순정 젊은 사람들은 수능 공부하던 기억이 나이..

1963 사과나무 - 내(柰) 멋, 빈과(頻果) 사과(査果)

우리나라에 사과나무속으로 등록된 수종은 모두 14종이다. 이들 이름 중에는 사과나무, 능금나무, 이노리나무와 해당(海棠)이 각각 한 종씩 있으며 야광나무와 아그배나무가 각각 2종씩 있고 꽃사과나무가 6종이 있다. 모두가 넓은 의미의 사과나무인데 그 이름은 제각각 7가지나 되어 어지럽다. 이들 모두를 한꺼번에 탐구할 수는 없으므로 우선 가장 먼저 정식 명칭이 사과나무인 과수원 재배용 사과부터 알아본다. 사과나무는 우리가 먹는 사과를 생산하는 나무이므로 매우 중요한 만큼 일찍이 원시시대부터 품종이 개량되어 왔을 터이기 때문에 지금에 와서 그 원종을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우리뿐만 아니라 전세계인들이 식용하는 재배용 사과는 거의 대부분 아프가니스탄과 중앙아시아 그리고 중국 신장이 원산지인 신학명 ..

1962 사과의 중국이름 내(柰) 임금(林檎) 사과(沙果) 해당(海棠) 화홍(花紅) 평과(苹果)의 어원

재배용 개량사과나무의 학명 우리나라에서 사과나무속 수종들을 부르는 이름은 매우 다양하다. 사과와 능금 그리고 해당, 꽃사과 및 야광 또는 아그배, 이노리나무 등 무려 7가지나 된다. 이들 이름은 순수 우리말도 있지만 대부분 중국에서 유래된 말이기에 먼저 중국의 사과나무속 수종들의 명칭 변경 역사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러지 않으면 너무 복잡하여 제대로 파악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먼저 학명 Malus domestica 또는 Malus pumila로 표기하는 사과나무는 우리 인간들이 식용하기 위하여 과수원에서 재배하는 사과를 말한다. 천산산맥에서 실크로드를 따라 유럽으로 건너가면서 워낙 오랜 세월 동안 여러 나라를 거치면서 다양하게 교잡 등을 통하여 개량된 것이므로 그 원종을 쉽게 파악할 수가 없어서 그..

1961 사과나무속 - 사과 능금 해당화 꽃사과

사과나무속은 무수한 아름다운 꽃나무들이 포진한 거대한 장미과(family)에 속하며 그 중에서 진짜 장미가 속하는 장미아과(亞科)가 아닌 아몬드아과(subfamily)로 분류된다. 아몬드가 바로 서양복숭아라고 말할 수 있으므로 아몬드아과를 다른 말로 하면 복숭아아과가 된다. 그 아과에서 벚나무속을 구성하는 동양의 전통적인 꽃나무인 매(梅)와 행앵도리(杏櫻桃李)는 아몬드족(tribe)으로 분류되고 나머지는 사과나무족과 가침박달족 황매화족 조팝나무족 국수나무족 쉬땅나무족 등으로 세분되는데 사과나무는 당연히 배나무와 모과나무 명자나무 팥배나무 산사나무 마가목 등과 함께 사과나무족(tribe)로 분류된다. 다시 정리하자면 크게 봐서 장미과는 아몬드아과와 장미아과로 분류되고 아몬드아과에서는 아몬드족과 사과나무족이..

1960 버들잎배나무 '펜둘라'

학명 Pyrus salicifolia 'Pendula'로 등록된 버들잎배나무 '펜둘라'는 원래 중동 원산의 배나무의 일종으로서 잎이 버들을 닮았다고 독일 식물학자인 Paul Hermann (1646~1695)이 1776년 학명 Pyrus salicifolia Pall.로 명명한 수종의 원예품종이다. 1850년대에 독일에서 처음 발견되었으나 1980년에 와서 미국에서 인기가 높아진 품종이다. 등록명 : 버들잎배나무 '펜둘라' 학 명 : Pyrus salicifolia 'Pendula' 분 류 : 장미과 배나무속 낙엽 소교목 원예품종 원산지 : 터키 이란 영어명 : Weeping Willow-leaved Pear 수 고 : 4.5m 특 징 : 버들잎을 닮은 중동 원산 배나무의 가지가 처지는 품종 육 종 : ..

1959 눈배나무 – 유럽 원산 설리(雪梨)

눈배나무라고 중서부 유럽과 터키가 원산지인 소교목 배나무가 있는데 이 수종은 네덜란드 식물학자인 Nikolaus Joseph Freiherr von Jacquin(1727~1817)이 1774년 눈 즉 snow라는 의미의 종소명을 사용하여 Pyrus nivalis Jacq.라고 명명한 것이다. 서양에서는 특별히 교잡종이라 하지 않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마치 교잡종인 것처럼 학명을 표기하고 있어 수정이 요구된다. 종소명 nivalis가 영어로 snowy라는 뜻이므로 우리 말로 하면 ‘눈에 덮인, 눈이 많이 내리는, 눈처럼 하얀’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영어 일반명도 snow pear인데 문제는 구체적으로 뭐가 눈(snow)이라는 지에 대하여는 의견이 갈린다. 우선 동아와 잎이 온통 백색 융모로 덮여 있으며 꽃의..

1958 아몬드잎배나무

아몬드잎을 닮은 유럽 지중해 북쪽 연안지역이 원산지인 배나무가 있는데 이를 프랑스 식물학자인 Dominique Villars or Villar(1745~1814)가 1807년 아몬드를 닮았다는 종소명을 사용하여 Pyrus amygdaliformis Vill.이라는 학명을 부여한다. 그래서 영어 일반명이 almond-leaved pear이며 우리 이름도 그대로 아몬드잎배나무라고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이 학명으로 등록되어 있지만 이 학명은 국제적으로 린네의 직계 제자 중 한 사람이자 필란드 자연학자인 Peter Forsskål(1732~1763)이 1775년 발표한 학명 Pyrus spinosa Forssk.에 통합되어 그 이명으로 처리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수정이 불가피 해 보인다. 후자 ..

1957 서양배나무 - 후숙한 다음에 먹어야 하는 도란형 배

사과는 전세계인이 거의 대부분 하나의 종인 Malus domestica에서 개량된 7,500여 재배품종들 중에서 생산된 것을 먹는다. 서양인들은 주로 지름 7~8cm의 사과를 우리나라나 일본에서는 보다 큰 사이즈를 선호하여 재배품종은 다른 듯하지만 실제로는 하나의 종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에서는 사과나무를 Malus pumila로 표기했지만 현재는 과거 서양사과나무라고 부르던 Malus domestica에 통합되어 버렸다. 그래서 전세계 과수원에서 재배하는 사과는 모두 하나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배는 전혀 다르다. 글쎄 하나의 과일이 세계 이렇게 다른 경우도 드물 것이다. 우선 우리는 주로 일본에서 Pyrus pyrifolia 즉 돌배나무를 개량한 10~20개 재배품종 중에서 생산된 수분함량이 많..

1956 히말라야배나무

히말라야배나무의 학명 Pyrus pashia Buch.-Ham. ex D.Don는 프랑스 식물학자인 Francis Buchanan(1762~1829)가 네팔에서 발견된 표본을 대상으로 명명한 것을 스코틀랜드 식물학자인 David Don(1799~1841)이 1825년에 발표한 것이다. 여기서 종소명 pashia는 이 수종을 원산지 네팔에서 부르는 이름 passi에서 온 것으로 보인다. 히말라야를 중심으로 동으로는 중국 서로는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남으로는 인도에까지 광범위하게 분포하는 수종인데 중국에서는 과일로는 작고 맛이 별로라서 인기가 없지만 서양에서는 열매도 조금 더 크고 먹을 만하며 특히 꽃이 아름답다고 나름대로 인기가 좀 있는 것 같다. 중국에서 이 수종을 천리(川梨)라고 하는데 주 원산지가 사..

1955 자작잎배나무 = 두리(杜梨) = 감당(甘棠)

콩배와는 달리 아그배와 팥배는 배나무가 아니다. 우리는 배나무라면 그 열매가 주먹만 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골프공만은 해야 될 것으로 대개 인식하고 있어 우리 자생종 콩배나무의 열매 즉 콩배가 겨우 지름 1cm인 그야말로 콩만하다는 사실에 놀란다. 이런 작은 열매도 배라고 할 수 있는가 하고 말이다. 그런데 그러고 보니 콩배보다 더 작거나 같은 크기의 열매가 열리는 나무를 배나무라고 부르는 우리 자생 나무가 또 있다. 그게 바로 아그배나무와 팥배나무이다. 이들은 모두 배나무와 마찬가지로 장미과(科) 아몬드아과(亞科) 사과나무족(族)으로 분류되지만 배나무들과는 엄연히 속(属)이 다르다. 아그배나무는 사과나무속으로 분류되고 팥배나무는 팥배나무속으로 분류되므로 이름만 배나무이지 실제로는 배나무속이 아니라는 말..

1954 콩배나무 – 중국 두리(豆梨)의 왜성변종

이제 우리 자생 배나무로서는 마지막인 콩배나무를 탐구해 보자. 콩배나무라는 이름은 1943년 정태현선생이 조선삼림식물도설에서 처음 붙인 이름인데 그 후 이창복선생도 1966년 그의 한국수목도감에서 그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여 현재 우리 정명이 되었다. 지름 1cm 정도의 콩알만한 작은 열매가 달리기에 콩배나무라고 한다. 콩배나무 원종은 결코 키가 아주 작은 관목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자생종은 키가 3m 내외인 관목 수준의 왜성 변종으로서 우리나라 중부이남 지역에서만 발견되는 우리나라 특산 수종이다. 1937년 조선식물향명집에 수록되었던 돌배나무와 좀돌배나무를 1943년 통합하여 콩배나무라고 한 것이다. 당초에는 프랑스 식물학자인 Joseph Decaisne(1807~1882)이 1871년에 명명한 학명 Py..

1953 산돌배 – 그리고 돌배나무와 산돌배의 구분법

이제 산돌배나무를 탐구해 보자. 한때 우리나라에 배나무가 무려 24종이나 어지럽게 등록되어 있었지만 그 수종들을 일일이 구분할 정보는 거의 없다시피 했었다. 그래서 배나무속 수종들은 함부로 탐구할 엄두를 못 냈는데 이제는 그 수많은 종들이 대부분 돌배나무나 산돌배에 통합되어 대폭 정리되었다. 그런데도 배나무속은 여전히 파악하기가 매우 어렵다. 왜냐하면 과거에도 그랬지만 현재도 산돌배와 돌배나무의 정체를 정확하게 파악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흔히들 꽃받침 조각의 숙존 여부로 이들 둘을 구분한다고 말을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과거 우리 과수용 배의 원조상이 돌배나무인지 산돌배인지 판단하기 어려웠는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포털에 산돌배라고 올라 온 사진..

1952 돌배나무 – 배나무와 위봉배를 흡수 통합

우리말 한글로 된 최초의 식물목록집인 1937년 발간된 조선식물향명집에 배나무는 과수용 배나무가 아닌 중국 야생 배나무를 표본으로 명명된 학명 Pyrus serotina로 되어 있었다. 그러다가 일본 학자 나카이가 1926년 야생 원종은 Pyrus pyrifolia로 재배종은 Pyrus pyrifolia var. culta라는 변종으로 구분한 두 개의 학명을 새로 발표하면서 일본에서 전자를 산배나무(山梨)로 후자를 배나무(梨)로 부르기 시작하자 우리나라 학자들도 별 생각 없이 일본을 따라서 전자에게는 돌배나무를 후자에게는 배나무라는 국명을 1943년에 붙였다. 여기서부터 문제가 시작된 것이다. 일반인들의 상식으로는 과일로 우리가 평소 접하는 배를 수확하는 나무를 배나무라고 부르고 그 원종인 야생종을 산배..

1951 돌배나무와 배나무의 통합명은 배나무라야 한다.

돌배나무의 어원 돌배나무는 말 뜻 그대로 돌같이 단단한 배를 말한다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식물 이름 앞에 붙은 돌이란 진짜 돌(石)과 관련된 경우도 있지만 우리 국어사전에 보면 ‘품질이 떨어지는’ 또는 ‘야생으로 자라는’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라고 풀이되어 있고 그 대표적인 예로 돌배와 돌감을 들고 있다. 그 외에도 식물 목본의 이름으로 돌매화나무와 돌참나무 돌뽕나무 돌가시나무 등이 있다. 이 중 돌매화나무와 돌참나무는 암석지대에 서식하거나 목재가 돌과 같이 단단하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지만 돌감나무나 돌뽕나무 돌가시나무는 야생이거나 품질이 떨어지는 나무라는 의미가 된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돌배나무도 국어사전에 풀이되어 있듯이 야생 또는 질이 떨어지는 배나무라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인식하고 있다. ..

1950 배꽃을 무척 사랑했던 우리 민족, 관련 시(詩)

현존하는 문서로서 배와 관련된 가장 오래된 우리 기록은 삼국사기 신라본기 제6권 문무왕 2년 서기 662년에 귀당제감(貴幢弟監) 성천(星川)과 군사(軍師) 술천(述川) 등이 적병을 만나 이현(梨峴)에서 격살했다고 貴幢弟監星川·軍師述川等, 遇賊校勘 兵於梨峴, 擊殺之..라는 기록이 아닐까 한다. 이현(梨峴)은 배나무가 많은 고개 즉 배고개를 말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여기서 이현(梨峴)은 황해도 멸악산맥 일대에 위치하는 지명으로 현재 추정하고 있다. 그러니까 신라 문무왕시대 이전에 이미 우리 선조들 주변에는 배나무가 흔하여 지명으로 붙이기도 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등록된 배나무가 모두 10종인데 이 중에서 4종이 우리 자생종이므로 당연히 신라시대는 물론 그 이전 어쩌면 우리 선조..

1949 도대체 누가 배나무를 식물목록에서 지웠나?

우리나라 식물분류학에서는 장미과 Pyrus속을 배나무속이라고 한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배나무속의 주인장 즉 대표 수종이라고 할 수 있는 배나무가 없다. 이게 말이 되나? 당연히 안 된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1937년 한글 최초의 식물목록인 조선식물향명집에는 당연히 배나무(과수용 재배종)가 돌배나무(지금의 콩배나무)와 산돌배 그리고 좀돌배나무(지금의 콩배나무)와 함께 있었다. 그리고 그 이름이 불과 2년 전까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 현재는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는다. 돌배나무 산돌배 그리고 콩배나무는 여전히 있는데 정작 배나무가 슬그머니 사라져 버리다니 그 사이 멸종이라도 했다는 말인가? 아무리 단순한 업무적인 실수라고 하더라도 이럴 수는 없는 것이다. ..

1948 배나무 그리고 관련 중국시(詩)

우리나라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등록된 배나무속 수종들은 얼마 전까지만 하여도 18종이었는데 2년 전쯤에 대폭 통합 정리하여 이제는 10종이 남았다. 그 중에서 돌배나무와 산돌배나무 콩배나무 백운배나무 등 4종은 우리 자생종이고 나머지 6종은 중국이나 유럽 중동 등지에서 도입된 외래종이다. 자생종이란 인위적으로 누가 외국에서 들여온 종이 아닌 이 땅에서 원래부터 자라던 그야말로 이 땅 주인들이란 말이다. 배나무는 수분 함량이 많아서 시원하면서도 단맛도 나 과일나무로서 예로부터 인기가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먼 옛날 한자가 도입되기도 전부터 주변에서 재배하였을 것이고 따라서 우리가 부르던 이름이 당연히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뭔지를 우리는 모른다. 왜냐하면 우리말 기록이 없기 때문이다. 한자어가 도..

1947 황피산사나무 – 북미 원산 새빨간 열매가 특징

황피산사나무라고 학명 Crataegus horrida Medik.로 등록된 수종이 있는데 난감하다. 1793년 독일 식물학자인 Friedrich Kasimir Medikus(1738~1808)가 명명한 이 학명은 국제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비합법명이라서 정보로서 가치가 없다. 그래서 정체가 불확실하므로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면 된다. 하지만 황피산사나무라는 국명을 실마리로 추적을 해본다. 1971년 라트비아의 식물학자 Raimonds Cinovskis (1930~1998)가 명명한 Crataegus horrida var. chrysocarpa라는 학명이 있었는데 이 학명은 현재는 미국 식물학자인 William Willard Ashe (1872~1932)가 1900년에 명명한 학명 Crataegus chrys..

1946 푸른산사나무 '윈터 킹' - 겨울 열매가 아름다운 미국 원산

푸른산사나무 '윈터 킹'이라고 학명 Crataegus viridis 'Winter King'로 표기된 원예품종이 있다. 이 품종의 원종은 미국 남동부가 원산지로서 학명 Crataegus viridis L.은 1753년 린네가 식물분류학을 창설할 당시 명명한 산사나무 11종 중 하나이다. 여기서 종소명 viridis는 영어로 green을 뜻한다. 이 수종의 수피가 다소 녹색을 띠기 때문이다. 키가 10m가 넘어 산사나무 수종으로서는 큰 편이지만 꽃과 열매가 풍성하게 달리지 않아서 그다지 인기가 없었으나 1955년 미국 인디아나주 빈센즈(Vincennes)에 있는 Simpson nursery에서 개발한 품종 '윈터 킹'이 등장하면서 판도가 바뀌었다. 이 품종은 꽃이 풍성하게 피며 열매도 풍성하게 열리며 크기..

1945 주걱산사나무 – 작은 잎과 열매가 특징인 미국 산사

주걱산사나무는 미국 동남부가 원산지인데 그 잎의 모양이 주걱 즉 spatula를 닮았다고 1803년 프랑스 식물학자인 André Michaux(1746~1802)이 학명을 붙일 때 그런 취지의 라틴어를 종소명으로 하여 Crataegus spathulata Michx.라고 했다. 따라서 우리 이름이 주걱산사나무라고 한다. 중국 이름도 주걱은 아니지만 숟갈을 닮았다고 시엽산사(匙叶山楂)라고 하여 비슷한 맥락이다. 사실 라틴어 spathulata를 spatula를 닮았다고 해석하면 좀 곤란하다. 서양의 주걱은 결코 끝이 둥글지 않고 편평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식물에서 사용된 이 spathulata는 주걱보다는 spathe를 닮았다고 해석하는 것이 옳다. 그런데 이 용어는 식물에서 꽃을 감싸고 있는 넓고 둥근 ..

1944 미국점산사나무 – 열매에 반점이 있는 북미 동부 원산

동양의 산사나무의 열매에는 대부분 반점이 있으며 특히 우리 자생종 산사나무 열매에는그 반점이 두드러진다. 하지만 미국 원산 산사나무들은 반점이 있는 경우가 드물다. 그래서 미국과 캐나다의 동부지역에서 자생하는 미국점산사나무는 이름 그대로 열매에 연한 백색 반점이 있어 특이하다고 이름을 그렇게 부른다. 네덜란드 태생으로 오스트리아에서 활동한 식물학자 Nikolaus Joseph Freiherr von Jacquin (1727~1817)가 1770년 명명한 학명이 Crataegus punctata Jacq.의 종소명 punctata는 spotted 또는 dotted with glands라는 뜻이다. 그래서 일반 영어명도 dotted hawthorn이라고 불린다. 그 외에도 일반적으로 white haw라고 불..

1943 워싱톤산사나무 – 북미 동부 원산 인기수종

워싱톤산사나무의 학명은 독일 의사이자 식물학자인 Friedrich Kasimir Medikus (1738~ 1808)가 1793년 명명한 Crataegus phaenopyrum (L.f.) Medik.이다. 이 학명은 당초 아들 린네가 1782년 서양모과속으로 분류하였던 학명 Mespilus phaenopyrum L.f.에 근거한다. 그런데 린네의 아들(1741~1783)은 아버지 린네(1707~1778)와 같은 이름인 Carl Linnaeus를 썼기 때문에 둘을 구분하기 위하여 이름 뒤에 아들이라는 라틴어를 붙여서 Linnaeus filius라고 한다. 영어로 한다면 Carl Linnaeus the Younger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초창기에는 학명 저자명을 L.fil.이라고 표기하다가 현재는 L.f..

1942 붉은산사나무 – 진홍색 열매가 아름다운 미국원산 인기수종

붉은산사나무라고 등록된 산사나무 외래 수종이 있는데 이를 붉은 꽃이 피는 즉 홍화산사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에는 하바드대학 아놀드수목원 초대 원장으로 1872년 임명되어 종신 근무한 Charles Sprague Sargent (1841~1927)가 1901년에 명명한 학명 Crataegus pedicellata Sarg.로 등록되어 있다. 하지만 이 수종은 식물분류학을 창설할 당시인 1753년에 린네가 명명한 Crataegus coccinea L.와 같은 종임이 나중인 2003년에 와서 밝혀져 지금 현재는 후자를 정명으로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학명의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 여기서 린네가 명명한 당초 종소명 coccinea는 진홍색이라는 뜻의 영어 scarlet인데 이는 이 수..

1941 잔털산사나무 - 미국 동부 원산 미주리주 주화

잔털산사나무는 학명 Crataegus mollis (Torr. & A.Gray) Scheele로 표기한다. 이는 원래 미국 식물학자 John Torrey (1796~1873)와 Asa Gray(1810~1873)가 공동으로 붉은산사나무의 변종으로 1840년 Crataegus coccinea var. mollis Torr. & A. Gray라고 명명하였던 것을 독일 식물학자인 George Heinrich Adolf Scheele (1808~1864)가 독립된 종으로 승격시켜 재명명한 것이다. 여기서 종소명 mollis는 soft 즉 부드럽다는 뜻으로 잎이나 열매 그리고 꽃자루 꽃받침 등이 온통 부드러운 털로 덮여 있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그래서 영어 일반명도 downy hawthorn이라고 불리기에 우..

1940 부채산사나무 – 북미 북동부 원산

부채산사나무의 학명 Crataegus flabellata (Bosc ex Spach) K. Koch는 원래 프랑스 식물학자인 Louis Augustin Guillaume Bosc (1759~1828)이 1847년 서양모과속으로 명명한 학명 Mespilus flabellata Bosc를 독일 식물학자인 Karl Heinrich Emil Koch (1809~1879)이 1853년 산사나무속으로 편입하여 재명명한 것이다. 여기서 종소명 flabellata는 영어로는 Fan-shaped 즉 부채모양이라는 뜻으로 잎모양에서 온 것이다. 그래서 영어 일반명이 fanleaf hawthorn이고 이에 따라서 우리 이름도 부채산사나무가 된 것이다. 이 수종은 원래 수술이 5~10개이며 캐나다 퀘벡주가 원산지이다. 그런데..